경영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나서 대시보드를 구성하고, 현금흐름을 통해 처음으로 거래처별 매출 비중을 수치로 봤습니다.
결과에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두 곳의 거래처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한쪽은 산업 섹터의 업황이 그다지 안 좋다 보니 발주가 점점 줄고 있어서, 다른 한 곳으로 쏠림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막연히 알고는 있었습니다. 주요 거래처 위주로 일이 돌아간다는 것을요. 하지만 그게 70%라는 숫자로 나왔을 때 막연함에서 뚜렷하게 다가와서 느낌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이게 왜 위험한가
사업에서 특정 거래처 의존도가 높다는 건 안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반대입니다. 한 거래처가 흔들리면 그 영향이 우리 매출의 절반 이상에 직격타가 됩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거래처가 발주를 줄이는 경우. 섹터 자체가 어려워지면 발주가 줄어들고, 이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외부 요인이 아닙니다. 둘째, 거래처가 다른 협력업체로 옮기는 경우. 더 싼 곳, 더 가까운 곳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늘 존재합니다. 셋째, 거래처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 경영 상황이 나빠지면 발주 감소와 미수금 발생이 동시에 올 수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닥친 상황이 딱 첫 번째에 해당합니다. 앞으로 발주처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데이터로 보니 더 명확해진 것
시스템을 만들기 전에는 "주요 거래처 몇 곳이 매출 대부분이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습니다. 그게 문제라는 것도 알았어요. 하지만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수치가 나오니 달라졌습니다.
| 거래처 | 매출 비중 | 비고 |
|---|---|---|
| A 거래처 | 60% | 비중 증가 중 |
| B 거래처 | 19% | 업황 불황으로 감소 중 |
| C 거래처 | 10% | - |
| 나머지 | 11% | - |
매달 이 비중이 업데이트됩니다. 숫자가 계속 눈에 보이니, 신규 거래처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막연한 걱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과제로 바뀐 거죠.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솔직히 단기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거래처를 다양화하려면 영업이 필요하고, 영업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기존 주요 거래처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새 거래처를 발굴해야 합니다.
지금 검토하고 있는 방향은 세 가지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셋 다 쉽지 않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① 지역 제조업 네트워크 활용
이건 솔직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극내향인 성격이라 모임 같은 걸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같은 지역 내에 제조업 가공 모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매출 쏠림 문제를 풀려면 한 번쯤은 시도해봐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② 공공 조달 시장 진입
예전엔 자주 들여다봤었습니다. 그런데 입찰 정보를 검색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고, 정작 실제 투찰까지 가는 케이스는 많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크롤링을 직접 만들어 활용하면 검색 단계의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지금은 그 방향으로 다시 잡아가고 있습니다. 도구가 받쳐주면 외향적이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③ 기존 업체에서 다른 발주업체 소개받기
세 가지 중에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거래처와의 신뢰는 충분하다고 판단하거든요. 다만 여기서도 내향적인 성격이 발목을 잡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걸리는 게 있어요. "여기저기 발주처를 들쑤시고 다닌다"는 인상이 새어나가는 게 과연 좋은 그림인지 자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 카드는 전략을 잘 짜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빠르게 결과가 나오는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방향을 정하고 움직이는 것이, 그냥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
소규모 제조업 사장님들 중 저처럼 주요 거래처 2~3곳에 매출이 집중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게 나쁜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거래처와의 관계가 좋다는 증거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집중도를 숫자로 확인하는 것과 막연히 아는 것은 다릅니다. 숫자를 보면 그 구체성에 더 절실해집니다. 경영관리 데이터가 쌓이면서 얻은 가장 큰 것은, 지표를 통한 현실 인식이었습니다. 불편한 숫자지만, 알아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조업은 좋은 기술이 있어도 거래처가 없으면 지속되지 않습니다. 지금 자신의 거래처별 매출 비중,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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