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을 운영하다 보면 경영관리라는 게 따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출은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고, 매입 세금계산서는 서랍 어딘가에 있고, 현금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가는지는 사장 머릿속에만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통장 잔액이 유일한 경영 지표였어요.
그러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수금이 얼마인지 지금 바로 말할 수 있나?"
대답을 못 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Claude Cowork, Code와 작업해보니
코딩은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Claude Cowork와 Code를 활용해 우리 사업 방식을 말로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거래처마다 결제조건이 달라. 어떤 데는 말일마감 익월 15일, 어떤 데는 발행 후 30일." 이런 식으로 하나씩 설명하면 그에 맞는 구조를 제안해줬습니다. 실제로 써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 꽤 많았습니다. 코딩을 전혀 모르는데 이 정도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게 솔직히 놀라웠어요.
그렇다고 항상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가끔은 뭔가 자꾸 빙빙 도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잘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 말이 안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Code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걸 굳이 제가 직접 찾아서 하라고 시키는 경우도 있었어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나니 그런 비효율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럴 때는 제가 더 효율적인 방향을 제시하면 천연덕스럽게 "그게 좋겠네요"라고 맞장구를 쳐줍니다. 웃기기도 하고, 또 그게 나름 재미있기도 합니다.
핵심 도구 3가지 (모두 무료)
Google Apps Script — Sheets 자동화, API 역할
Python 스크립트 — 은행·홈택스 엑셀 자동 변환
HTML 대시보드 — Sheets 데이터 시각화, 크롬으로 실행
대략 이런 구조입니다
아직 완성된 시스템은 아닙니다. 맞춤형 자동화를 구성하는 중이고, 지금 단계에서는 "대략 이런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먼저 공유하는 게 이 글의 목적입니다.
현재까지 만들어진 건 Google Sheets 기반 6개 시트와 자동화 파이프라인 3개입니다.
📋 시트 구성 (6개)
① 거래처 마스터 — 결제조건·담당자·공장별 관리
② 매출 원장 — 세금계산서 기준, 예정입금일 자동계산
③ 매입 원장 — 원자재·외주가공비·운영경비 자동분류
④ 거래명세서 원장 — 세금계산서 연결 여부 추적
⑤ 입출금 원장 — 급여·카드·임대료 구분
⑥ 현금흐름표 — 위 시트들 자동 집계
⚙️ 자동화 파이프라인 (3개)
① 홈택스 세금계산서 엑셀 → 매출·매입원장 자동입력
② 은행 4개 계좌 거래내역 → 입출금원장 자동입력
③ 거래명세서 사진 → OCR 텍스트 추출 후 자동입력 *API 토큰 별도 사용 (5달러 내외 / 300장 이상 처리 가능)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화면을 보는 게 빠를 것 같아서 대시보드 화면을 첨부합니다. 다만 실제 거래 데이터가 아닌 더미 데이터로 구성된 샘플이니 참고용으로만 봐주세요.

※ 샘플 화면입니다. 더미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써보니 — 솔직하게
홈택스에서 세금계산서 엑셀을 받아 폴더에 넣으면 원장에 알아서 들어갑니다. 분류 규칙 파일을 한 번 만들어두면 한국전력은 고정관리비, 외주업체는 외주가공비로 자동 분류됩니다. 규칙에 없는 거래처는 노란색으로 표시되니 확인만 하면 됩니다. 미수금은 거래처별로 D-day로 보여주고, 연체되면 빨간색으로 표시됩니다.
홈택스 로그인과 은행 거래내역 다운로드는 직접 해야 하지만, 그 이후로는 거의 건드릴 게 없습니다.
⚠️ 시행착오
처음에 분류 규칙을 단순하게 만들었더니 같은 거래처인데 입금 거래처명이 조금씩 달라 자동분류가 안 됐습니다. 결국 패턴을 하나씩 정리하는 데 하루를 썼습니다. 그 작업만 끝내면 이후엔 문제가 없습니다.
비용은
Claude Max 요금제 하나입니다. Google Sheets, Apps Script, Python 모두 무료입니다. OCR 기능에만 API 토큰이 별도로 필요한데, 5달러 정도면 거래명세서 300장 이상을 처리할 수 있어서 월 비용으로 보면 크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닙니다.
이 정도 사용량이라면 Pro 요금제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사용량 압박을 받으면서 작업하는 게 스트레스여서 넉넉한 요금제를 선택했습니다. 본인 사용 패턴에 맞게 고르시면 됩니다.
파일 몇 개와 스크립트 몇 개가 전부인데, 실제로는 꽤 잘 돌아갑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매출보다 통장 잔액을 더 자주 보는 사장님
✔ 미수금이 얼마인지 대략은 알지만 정확히는 모르는 분
✔ 경영관리 프로그램 월정액이 부담스러운 분
✔ 코딩은 모르지만 말로 설명하는 건 잘 하는 분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잘 돌아가고 있어서, 지금 이 시점에 한번 공유해두고 싶었습니다.
통장 잔액 말고도 볼 숫자가 생겼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달라진 게 있습니다.
앞으로도 쓸 만한 작업 내용이 있으면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