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엑셀 견적서 자동화, 코딩 모르는 사장님이 AI로 만든 후기」에서, 견적서 자동화를 네 단계로 잘라 1단계(폼·계산·드롭다운·견적번호)와 2단계(한글금액 자동 변환·자동채번)까지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글 끝에 "다음은 저장하면 메일이 자동으로 나가는 3단계"라고 예고했었죠. 오늘이 바로 그 3단계, 메일 자동 발송 차례입니다.
저는 코딩을 한 줄도 모릅니다. 그런데 AI한테 말로 설명만 해서, 버튼 한 번 누르면 견적서가 PDF로 바뀌어 거래처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메일이 나가는 구조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이것저것 막히고 고치고 한 과정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장님들을 위해 정리해 둡니다.
무엇을 만들었나
완성된 흐름은 이렇게 단순합니다. 견적서를 다 작성하고 발송 버튼을 누르면, 견적서가 PDF로 자동 변환되고, 받는 회사를 고르면 담당자와 이메일이 알아서 잡히고, "이 내용으로 보낼까요?" 확인창이 한 번 뜬 뒤, 승인하면 메일이 나갑니다. 발송이 끝나면 파일도 자동으로 저장됩니다.
핵심은 발송 전에 확인창이 한 번 끼어든다는 점입니다. 완전 자동이면서도, 거래처에 엉뚱하게 나가는 실수는 막아주는 안전장치를 넣었습니다.
첫 관문 — 메일을 자동으로 보내려면 '앱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막혔던 부분입니다. 외부 프로그램이 네이버 메일로 발송하려면, 평소 로그인할 때 쓰는 일반 비밀번호로는 안 됩니다. 보안 때문에 막혀 있어서, 전용 앱 비밀번호라는 걸 따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네이버 메일 환경설정에서 POP3/SMTP를 '사용함'으로 켜고, 2단계 인증을 켠 다음, 애플리케이션 비밀번호 16자리를 발급받습니다. 이 비밀번호는 최초에 딱 한 번만 발급하면 되고, 그 뒤로는 매번 알림을 받거나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엔 "발송할 때마다 폰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 번거로움을 없애려고 쓰는 장치였습니다.
발송에 쓰는 서버 정보도 함께 메모해 뒀습니다. 서버는 smtp.naver.com, 포트는 465(SSL)를 기본으로 잡았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 이 16자리 비밀번호는 채팅이나 파일에 절대 적지 않았습니다. 메일을 보낼 권한이 담긴 열쇠라, AI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엑셀 설정칸에 제가 직접 넣었습니다. 자동화를 만들 때도 비밀번호는 본인만 알고 있어야 안전합니다.
발송 방식은 두 가지, 나는 '직접 발송'을 택했다
메일을 보내는 방법으로 두 가지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 방식 | 설명 | 특징 |
|---|---|---|
| A. 매크로 직접 발송 | 견적서에서 버튼을 누르면 바로 메일이 나갑니다. | 깔끔하지만 위의 네이버 설정이 필요 |
| B. 아웃룩으로 발송 | 메일 초안까지만 자동 작성하고, 내가 확인 후 보내기를 누릅니다. | 한 번 더 검토하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별도 프로그램 설치 필요 |
저는 A를 골랐습니다. 별도 프로그램 없이 견적서 파일 하나로 끝나는 게 좋았고, 어차피 발송 전 확인창을 넣어서 검토 단계는 살아 있으니까요. 첨부 파일은 PDF로 정했습니다. 거래처에서 함부로 수정하지 못하고, 보기에도 깔끔하기 때문입니다.
거래처 정보는 '한 곳에서만' 관리한다
중간에 스스로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거래처 연락처가 엑셀에도 있고, 따로 관리하는 곳에도 있으면, 두 군데를 다 손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쪽만 고치고 다른 쪽을 깜빡하면 옛날 주소로 메일이 나가버립니다. 같은 정보가 두 곳에 있으면 언젠가 반드시 어긋납니다.
그래서 역할을 나눴습니다. 거래처의 상세 정보(담당자·전화·이력 같은 것)는 본래 관리하던 곳을 원본으로 두고, 엑셀에는 발송에 꼭 필요한 이메일만 가볍게 들고 있게 했습니다. 겹치는 건 이메일 하나뿐이라 관리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이메일은 자주 바뀌지도 않으니까요.
덕분에 받는 회사를 고르면 담당자 이름이 견적서에 자동으로 표시되고, 그 담당자의 이메일로 발송이 연결됩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받는 사람이 정해지는 셈입니다.
메일 본문은 짧을수록 좋다
처음엔 욕심을 내서 메일 본문에 견적번호와 금액까지 줄줄이 적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사족이었습니다. 상세 내용은 어차피 첨부한 PDF 안에 다 들어 있으니, 본문이 길면 오히려 지저분해 보입니다.
결국 원래 회사에서 쓰던 인사말과 서명 양식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새로 멋지게 꾸미는 것보다, 짧고 명확한 게 비즈니스 메일에는 더 맞았습니다. 본문은 간결하게, 자세한 건 첨부로. 이 원칙이 깔끔했습니다.
디자인과 직인까지 — 보내도 되는 문서로
기능이 돌아가니 이제 모양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고치고 싶은 곳을 하나씩 말로 짚어 줬습니다. 헤더를 또렷하게 강조해 달라, '일금'과 한글 금액 사이가 너무 붙어 있으니 살짝 띄워 달라, 외롭게 떠 있던 견적번호는 박스로 묶어 달라, 표 바깥 테두리는 굵게 안쪽 선은 얇게 해 달라 — 이렇게 부탁하면 그대로 다듬어져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 직인은, 도장 이미지 파일을 채팅창에 끌어다 놓기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흰 배경을 알아서 투명하게 처리하고, 대표 이름 옆자리에 실제 도장을 찍은 것처럼 위치까지 잡아 올려 줬습니다. 확실히 '공식 문서' 느낌이 살았습니다. 품목을 적는 칸은 처음 14칸이 좀 짧아 보여서 20칸으로 늘려 달라고 했고요. 예전 양식의 24칸은 너무 휑했는데, 20칸이 딱 균형이 맞았습니다.
발송하면 자동으로 비울까? — 안 비우기로 한 이유
견적서는 빈 양식을 계속 재사용하는 파일입니다. 그래서 발송이 끝난 뒤 화면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처음엔 '발송하면 화면이 알아서 싹 비워지면 편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 보니 함정이 있었습니다. 발송하자마자 내용이 사라지면, 방금 무엇을 보냈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금액을 잘못 보냈어도 화면에 남지 않고, 같은 거래처에 수정본을 다시 보내려면 처음부터 새로 입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발송해도 내용이 화면에 그대로 남아 있게 했습니다. 방금 보낸 견적을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실수를 발견하면 곧장 다시 보낼 수 있습니다. 다음 견적은 '새견적시작' 버튼을 한 번 누르면 깨끗한 양식으로 돌아가고, 견적번호도 다음 번호로 안전하게 올라갑니다. 손이 한 번 더 가는 대신, 확인 단계가 한 겹 더 생기는 셈입니다.
견적서는 결국 '돈'이 걸린 문서입니다. 발송 직후 내용이 사라지는 편함보다, 잠깐 남겨 두고 확인한 뒤 직접 넘기는 쪽이 실수를 한 번 더 걸러 줍니다. 처음엔 자동으로 비우는 게 편할 줄 알았는데, 편함보다 안전이 중요한 영역이라는 걸 만들면서 깨달았습니다.
참고로 엑셀에서 칸의 폭을 넓히거나 좁히는 건 안전합니다. 칸 위치(주소)가 그대로라 수식이 멀쩡합니다. 하지만 행이나 열을 삽입하거나 삭제하는 건 위험합니다. 뒤쪽 칸 주소가 통째로 밀리면서, 그걸 참조하던 수식과 자동화가 엉뚱한 곳을 보게 됩니다. 폭 조정은 자유, 삽입·삭제는 신중하게.
이번에 배운 것 정리
- 메일 자동 발송은 일반 비번이 아니라 앱 비밀번호 1회 발급이 출발점. 비번은 본인만 보관.
- 본문은 짧게, 상세는 PDF 첨부로. 거래처 정보는 한 곳에서만 관리.
- 엑셀 칸은 폭 조정은 안전, 행·열 삽입/삭제는 수식이 틀어진다.
- 견적서는 발송해도 화면에 남겨 두고, '새견적시작'으로 직접 넘긴다 — 실수를 한 번 더 거르는 안전장치.
코딩을 모른다고 자동화를 못 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막히는 화면을 보여주고, 원하는 걸 말로 설명하고, 안 되면 다시 고치고. 그 반복으로 버튼 한 번에 돌아가는 도구가 손에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1·2단계에 이어 3단계 메일 자동 발송까지 끝냈고, 남은 건 마지막 4단계 — 발송 기록을 노션에 자동으로 쌓는 일입니다. 거래처 데이터 검증이 끝나면 이어서 정리해 보려 합니다.
이 파일의 그 후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 AI 코드 리뷰, 시니어 개발자 수준인지 직접 물어본 후기에서 이어집니다. 이 엑셀이 버전 17까지 올라가면서 AI한테 코드 검사를 받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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