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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월마감 후기, 코딩 모르는 사장이 거래 마감 직접 돌려봤다

by AI노트지기 2026. 6. 9.

한 달치 거래를 처음으로 AI 손을 빌려 마감해봤습니다. 솔직히 떨렸어요. 통장 잔액만 들여다보던 사람이, 거래명세서를 한 건씩 등록하고, AI한테 견적을 연결시켜 확정하고, 마지막에 그 달치를 통째로 닫는 작업을 직접 돌린 겁니다. 코딩은 여전히 한 줄도 모릅니다. 전부 말로 시켜서 만든 시스템으로 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무사히 끝냈습니다. 거래 열 건, 거기 묶인 견적 수십 건을 한 번에 닫았고 오류도 없었어요. 그런데 정작 제가 배운 건 마감 자체가 아니라, AI한테 일을 맡긴다는 게 어떤 건지에 대한 감각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후기를 적어둡니다.

마감은 결국 '한 달치를 모아서 한 번에'

처음엔 거래 한 건만 처리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마감 도구를 돌려보니 그 달에 확정된 거래가 줄줄이 뜨더라고요. 알고 보니 마감이라는 건 한 건씩 닫는 게 아니라, 그 달치를 다 확정해놓고 한 번에 닫는 작업이었습니다. 자료가 거래처마다 다른 시점에 도착하니, 다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월말에 한 바퀴 도는 리듬인 거죠.

그래서 흐름은 이렇게 잡혔습니다. 거래명세서를 한곳에 모아 등록하고 → 각 거래에 맞는 견적번호를 채워 확정하고 → 다 됐다 싶으면 검증한 다음 → 한 달치를 통째로 마감. 말로 쓰면 네 단계지만, 그 사이사이에 제가 멈춰서 판단해야 할 순간들이 숨어 있었어요.

거래명세서마감 진행 화면. 시작 점검 분기 뒤로 단계가 순서대로 잠금 해제되며, 완료한 단계는 체크 표시, 현재 단계는 '지금 여기'로 강조되고 상단 진행바가 표시된다.
단계를 화면이 떠먹여줍니다 — 매뉴얼을 다시 안 봐도 다음 할 일이 보여요 (화면 속 거래처명·숫자는 예시입니다)

 

저처럼 며칠만 지나면 "이거 어떻게 했더라" 싶어지는 사람한테는, 이렇게 단계가 잠겼다 열리는 화면 하나가 매뉴얼 열 장보다 낫습니다. 화면이 "지금 여기 하세요" 하고 알려주니 머리에 절차를 담아둘 필요가 없어지더라고요.

AI가 "지우자"고 해도, 일단 확인부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입니다. 검증을 하다가 거래 하나가 어딘가 어긋나 보였어요. 같은 날, 같은 거래처, 같은 금액인데 식별 번호가 겹쳐 있었던 겁니다. 저는 "헷갈리니까 확실한 거 하나만 남기고 지우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AI가 바로 지우지 않고 저를 멈춰 세웠습니다. "지우기 전에 30초만 확인하자"고요. 그 번호가 진짜로 어딘가에 존재하던 거래명세서에서 읽어온 값이라, 없는 게 생긴 게 아니라 둘 다 진짜 별개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였어요. 확인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제가 그때 지웠다면, 멀쩡한 거래 한 건이 기록에서 영영 사라질 뻔했어요.

여기서 배운 게 있습니다. 합계가 같고 품목이 같다고 해서 같은 거래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믿어야 할 건 거래처 발주번호나 거래일 같은 '뼈대' 값이지, 금액이나 품목 같은 '껍데기'가 아니더라고요. 사실 AI가 똑똑해서 좋았던 게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행동 앞에서 멈춰준 게 고마웠습니다. 지우는 건 되돌릴 수 없지만, 확인은 30초면 되니까요. 피곤할 때일수록 "그냥 지우자"는 유혹이 커지는데, 그 순간을 막아준 셈입니다.

숫자가 다르다고, 다 틀린 건 아니더라고요

두 번째로 막혔던 건 금액이었어요. 거래 합계랑 견적 합계가 안 맞는 건이 여럿 나왔습니다. 처음엔 "어디서 잘못 입력됐나" 싶어 식은땀이 났어요.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니 이유가 다 있더라고요.

겉보기 실제 이유
견적 합계 > 거래 금액 견적은 전체 물량인데, 이번엔 그중 일부만 발주된 것 (부분발주)
거래명세서 라인 합 ≠ 거래 금액 최종 단가 협상(네고)이 들어가 금액이 조정된 것
견적엔 없는 품목이 거래에 있음 대신 사다 준 품목(대리구매)이 끼어든 것

전부 오류가 아니라 정상이었습니다. 숫자가 안 맞는다고 무작정 맞추려 들었다면, 오히려 맞는 데이터를 망가뜨렸을 거예요. 여기서도 AI가 한 번 더 브레이크를 걸어줬습니다. "합계가 맞아떨어지게 수량을 거꾸로 끼워 맞추지 말라"고요. 고치는 건 실제 견적서가 바뀐 근거가 있을 때만 해야지, 숫자가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손대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이건 사람한테도 그대로 적용되는 교훈이었습니다. 차이가 보인다고 다 문제는 아니에요. 왜 다른지를 먼저 묻는 게 순서더라고요.

AI는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AI의 한계를 분명히 본 순간이에요. 작업이 길어져서 대화창을 새로 열었더니, AI가 어제 같이 정리했던 내용을 까먹고 있었습니다. "이 거래 지웠던 거 아니에요?" 하고 되묻는 식이었어요.

처음엔 답답했는데, 곱씹어보니 당연한 일이더라고요. AI는 사람처럼 어제 일을 머릿속에 이어 들고 있는 게 아닙니다. 대화가 끊기면 그 맥락도 끊겨요. 그래서 결국 가장 확실한 건 화면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웠다는데 목록에 또 떴네?" 싶을 때, 시스템에서 직접 검색해보니 진짜 건은 하나만 남아 있었어요. 눈으로 본 게 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번 작업 끝에 그날 한 일과 다음에 할 일을 짧게 정리해두는 습관을 들였어요. 다음에 이어서 할 때 그걸 먼저 펼쳐놓고 시작합니다. AI한테 "기억해두라"고 맡기는 게 아니라, 제가 기록을 쥐고 AI를 다시 그 자리에 데려다 놓는 것이죠.

맡기되, 키는 내가 쥡니다

세 장면이 결국 한 줄로 모이더라고요. AI한테 반복 작업이랑 계산은 맡기되, 지우고·고치고·닫는 결정의 키는 제가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AI는 멈춰 세워주고, 이유를 묻게 해주고, 근거를 정리해줍니다. 하지만 "이게 진짜 별개 거래인가", "이 차이가 정상인가"를 마지막으로 판단하는 건 그 거래를 직접 해본 저뿐이에요.

5월 마감을 AI로 돌리며 배운 것

· 마감은 한 건씩이 아니라 한 달치를 모아 한 번에 닫는 작업입니다.

· 지우기 전에 30초만 확인하자 — 되돌릴 수 없는 행동 앞에선 AI가 멈춰주는 게 가장 고마웠어요.

· 숫자가 다르다고 다 틀린 게 아닙니다. 왜 다른지부터 묻습니다.

· AI는 어제를 기억 못 해요. 기록은 내가 쥐고, 확인은 화면으로 합니다.

이렇게 했습니다

  • 한 달치 거래를 모아 등록 → 견적 연결·확정 → 검증 → 한 번에 마감, 이 순서로 돌렸습니다.
  • AI가 "지우자"고 해도 일단 확인 — 알고 보니 둘 다 진짜 별개 거래였어요.
  • 금액 차이는 부분발주·네고·대리구매 때문. 숫자가 다르다고 무작정 고치지 않았습니다.
  • 세션이 끊기면 AI는 까먹으니, 기록은 제가 쥐고 확인은 화면으로 직접 했어요.
  • 결국 핵심은 하나 — 일은 맡기되, 지우고·고치고·닫는 판단의 키는 사장이 쥔다.

코딩 모르는 사장이 말로 시켜서 한 달치 마감을 닫았습니다. 떨렸지만 해냈고, 다음 달은 분명 더 빠를 거예요. 그래도 변하지 않을 한 가지는, 판단의 키는 끝까지 제가 쥔다는 점입니다. 그게 AI를 안심하고 쓰는 유일한 방법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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